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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2

깍두기 공책 - 김륭 깍두기공책                                                                   김륭한 칸에 한 글자씩밖에 살 수 없다글자들이 문득 불쌍해진다공책이 깡패다!이건  붕어빵 틀 속의 붕어빵이나식탁 위에 떨어진 깍두기와는 분명히 다른 문제다둥근 접시 위에 놓인 치즈케이크처럼달콤하게 쓴 그 애 이름마저 깡패들에게 끌려가 상자 안에 갇혔다나는 지금 수학 문제를 풀 듯열심히 머리를 굴리고 있다정의의 용사가 되어 깡패들을 물리치고그 애를 구해 낼 방법을 찾고 있다 지금 공부가 문제가 아니다공책이 감옥이다                                                                  중에서아들이 어렸을 때를 소환해 준 시다.아들은 .. 2025. 2. 7.
까만색 크레파스 까만색 크레파스 오늘은 나, 세상에 없는 듯 조용히 살고 싶어. 오늘 나를 부르려거든 제발 까만색 도화지를 준비해 줘 안진영 오늘 읽은 시는 '까만색 크레파스'다. 어린 시절 까만색을 좋아했다. 화려함을 좋아하지 않았던 나는 검은색을 선호했다. 그리곤 까만색은 모든 걸 다 포함하잖아. 그러면서 포용력이 넓은 척했다. 근데 이 시를 읽으면서 생각해 보니 세상에 없는 듯 조용히 살고 싶어 하는 내 마음의 표현이었던 거다. 있는 듯 없는 듯 그러나 모든 걸 다 품어내는 것처럼 다 감싸 안으며 살고 싶은 소망을 갖고 있었던 거다. 문득 시 한 편이 옛 추억을 소환했다. 그럼 지금은? 조용히 보다는 열심히, 가만히보다는 열정적인 걸 더 좋아한다. 그렇다고 검은색을 좋아하지 않은 건 아니다. 하얀색 크레파스 난 어.. 2024. 8.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