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랑
초침 - 이상교
민트앤북
2024. 9. 6. 23:14
초침
한밤중
찰방찰방 초침 소리
선 채 잠든 벽에 걸린
시계초침이
혼자 깨어 있다.
복숭아뼈까지 차는
선득 차가운 시냇물을
찰방찰방 건너는 중이다.
<참방찰방 밤을 건너> 이상교 시집 중
시인은 많이 아팠다고 한다.
그래서 시인의 아픔과 함께 시가 와락 내 안으로 들어왔다.
한방 중에만 들리는 시계 초침소리
고요
시계가 혼자 깨어있다
그리 깊지 않은 물
복숭아뼈까지만 차는 시냇물
그러나 선득 차가움이
한밤중에 전율하게 만든다.
그러나
찰방찰방
찰방찰방 시냇물을 건넌다.
찰방찰방에서 울리는 음이
약간 무거우면서도 경쾌한 느낌을 준다.
힘들지만 건널 수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이랄까
무겁고 무섭고 힘들고 뒤돌아 보게 만들지만
이내 걸을 수 있게 소리가 찰방찰방 힘을 준다.
이상교 시인의 시는 낭송했을 때 더 의미가 다가온다.
시계에 대한 생각
시계는 시간을 알아보기 위해 만든 것이다.
필요에 의해 편리함 때문에 만들어진 시계인데
우리는 시간 분 초를 나누어 그 틀에 맞추어 살고 있다.
우리가 만들었는데 우리가 그것에 구속되어 살고 있다.
위에 시계는 시침만 있는 시계다.
시계에 대한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는 것도 의미 있을 듯하다.
이상교시와는 거리가 있는 것처럼 들리지만
근원은 같음을...